종일 좀 바빴다. 병원을 한 번 다녀오면 하루가 정말 정신없이 간다. 목요일에 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또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급한 요청들이 좀 있었다. 할 일을 헷갈리거나 잊고는 머뭇거리고 있었다. 노트를 챙겨야 했다고 뒤늦게 생각했다. 좀 더 가벼운 노트가 있었으면 하지만 마땅치가 않았다. 핸드폰으로 쓰는 것은 어딘지 좀 답답한 기분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핸드폰에 또 메모를 만들었다.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여보려고 미루는 대신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해 보려고 시도했다. 미루기가 기본값이라는 사실이 너무 적나라하게 느껴져서 괜히 혼자 민망했다. 정말 바빠서라기보다는 그러다 내일로 밀린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저녁쯤 되니 그렇게 미루는 자신에 대해서 '그게 어때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그냥 좀 더 뻔뻔해지고 싶었다. 이왕 미루는 거 어쩌다 떠밀리듯 미루는 것 말고 구체적이고 주도적으로 미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럼 미루기가 아니라 계획이 되려나?
올해의 시작부터 내내 시도했고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또 시도한다. 내일은 정말 일찍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의 행동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은 영영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싫다고 생각한 일들은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건 또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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