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Violet

Blue - Violet

내내 그림연습을 했다. 그리고 싶은 것도 별로 없었고 뭘 그리고 싶은지도 모르는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조바심이 났다. 일을 할 때가 아니면 최근에는 내내 그런 상태였던 것 같다. '밀리의 서재'를 보다가 아이패드 드로잉 책을 발견해서 그걸 하나하나 따라 하기로 했다. 이제 와서 이런 일이 굳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뭐라도 해보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지 서툴고 어색했다. 순서대로 따라 하면서도 자잘하게 실수들이 있었다. 굳이 똑같이 그리는 것을 포기하니 조금은 재미있어졌다.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매일 당연하게 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잘 그리는 것은 다음의 일이고 스타일을 가다듬는 것도 다음의 일이다. 바닥부터 다시 한번 토대를 다지기로 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이 이렇게 즐거웠구나. 어쩐지 쑥스럽고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