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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미러일기

Rose Pink - Beige

by ♣◎∞◎♣ 2022. 4. 19.

Rose Pink - Beige

메마른 장미는 땅에 떨어져...

책을 본다. 내용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읽는 것이 아니라 본다. 그저 본다. 무엇을 남기는 것이 목적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 틈에서도 손쉽게 숨어버리는 좋은 방법은 활자들 틈으로 숨는 것이다. 활자들 사이에 숨은 사람들은 정물과 같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쉽게 건드리지 않는다. 불편한 공기 속에서 약간의 거리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단순히 행위로 남을 뿐이지만 무언가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만 스스로를 안심시킬 뿐인 거짓 활동이지만 손쉽게 얻어지는 평안이다. 그저 시간을 보내는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의외로 시간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본래 의미가 없었는지 어딘지 지쳐서 의미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약간은 방향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방향으로 변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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