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무너진 성채/타워 Shattered Citadel / The Tower
보자마자 생각났다. 16번 바틀의 색상과 같은 배합이다. 변화에 대한 충격보다는 오로지 평온하고 안락하기를 바라는 기원에 닿아있다. 아무래도 불안한 시기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코로나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어 주변인들 중에도 계속해서 가깝게 등장하고 있었다. 약국에 갔더니 입구에 확진자에 대한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확진자의 가족 중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약국에서 약을 사고 있었다. 예방을 위해 잘 지켜지던 선들이 일시에 무너져 내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다. 무너져 내린 선들이 오늘따라 선명하게 보였다.
멀쩡하던 기분이 축축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월말에 앞두고 있는 일들을 초조하게 계속 떠올렸다. 무슨 일이 남아 있는지, 그중 특히 중요한 일은 무엇이 있는지. 느긋하게 지나가던 일상들이 갑자기 바쁘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언제고 할 수 있었다고 믿었던 일들에 관해 정말 그런지 의심하며 점검을 시작했다.
딱히 뭘 하지도 않았는데 괜스레 끙끙대며 고민을 하다 보니 평소보다 빠르게 지쳐버렸다. 미리 걱정해봐야 소용없는 일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지만 이렇게 초조한 기분이 들면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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