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몰려든 열기는 몸으로 흩어지지 않았다. 아랫배를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냉기 탓에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미간이 뚫릴 것 같은 기분이 계속되었다. 어딘지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채 버둥거렸다. 어딘가 모범 답안이 있을 것만 같지만 그것이 어디에 있든 나와는 가정 먼 곳에 있을 것 같다. 신경이 엉뚱한 곳에 몰려있다.
잘못된 곳에 있다고 느껴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내 자리가 맞는지 끝없이 의심했던 것을 생각하면 알 것도 같다.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어떤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삶의 방관자로 살고 있을까? 주인공의 살고 있을까?
어딘지 꽉 막혀있던 기분이 약간은 부드럽게 풀어졌다.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보기로 한다. 미래를 계획하는 일은 아직까지도 어지럽고 자신 없지만 하지만 어차피 지금의 순간들이 이어져서 다가오는 것이니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부터 해보기로 한다. 일단 지금은 생생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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