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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미러일기

8. 토성 Saturn (Pale Violet/Deep Violet)

by ♣◎∞◎♣ 2022. 1. 10.

 

인상

아래로 내려앉은 어두운 보라색이 마냥 답답하다. 옅은 보라는 예민하고 신경질적으로 보인다. 아버지랑 닮았는다는 느낌이 정확했나 보다.

보라색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조화. 균형. 

그런 것들이 가부장적인 엄격함 같은 것과 이어지는지도 모르겠다. 이상적인 아버지상이라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대하게 된다.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화를 내지만 서로 간에 기대를 약속한 적은 없다. 포기했다고 다 내려놨다고 믿지만 불쑥불쑥 억울함이 치밀어 오른다. 나의 아버지만 아니었다면 답답하지만 괜찮은 친구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는 것은 여전히 나의 기대치가 높다는 뜻이겠지. 사이가 가깝다고 여겨질수록 기대치 또한 높아지고 상처 도한 깊게 받는다.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이유는 깊은 관계에서 오는 편안함에 대한 경험보다는 깊은 관계에서 오는 상처의 인상이 더 강렬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