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핑크는 항상 어딘지 부끄럽고 부담스러웠다. 금방 더러워질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고 어쩐지 행동을 조심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짜증스럽기도 했다. 분명 눈을 즐겁게하는 색 중에 하나이지만 맑게 희석된 핑크가 아니라면 어딘지 진절머리 나게 하는 색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던 사랑에 대한 이슈가 부담스럽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최근들어 관계의 불충분함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항상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발을 뺄 준비를 한 채 사람을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의 끌림을 무시한채 거리를 둔다. 누구에게나 선명히 선을 그어두고 벗어나지 않는다. 관계는 이어지기 어렵고 쉽게 끊어진다는 사실을 아주 어려서 배웠다. 아무래도 그게 고착화 되어 깊은 관계간 불필요하다고 섣불리 판단한 것 같다.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그저 흘려보내고 배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온통 사로잡혀 휘둘리는 것도 완전히 배재하며 무감각해지기를 바라는 것도 어딘지 이상하다. 감정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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