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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미러일기

55. 고대의 어머니 Ancient Mother(Pink/Copper)

by ♣◎∞◎♣ 2022. 2. 27.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 고대 비너스가 생각난다. 풍만한 몸매가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라고 하는 그 비너스가 생각난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을 한 그녀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의 신성함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오래된 기대인지 생각하게 한다. 가끔 산후우울증을 겪는 지인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많다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위대한 일이지만 어머니 스스로 신성해지기를 강요하는 것 같은 인상을 많이 받는다. 어머니에 대한 갖가지 환상들이 있다. 특히 신성하고 자애로운, 숭고한 희생 뭐 이런 환상들이 특히 많은 것 같다. 모성애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특별함이 있다. 어머니와의 갈등은 이런 것들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이상은 이상일뿐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님에도 그럴 것을 기대하여 실망하거나, 죄책감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가족 간에도 관계를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관념은 관념으로 두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함께 살아온 오랜 시간들은 기대와 실망이라는 필터를 통해 현실을 바로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