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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미러일기

33. 사랑과 마법 Love & Magic (Pale Pink/Rose Pink)

by ♣◎∞◎♣ 2022. 2. 5.

 

기운이 너무 떨어져 있을 때는 빨강이 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보기만 해도 시끄럽고 정신 사납다. 일시적으로 기운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고갈되었다는 느낌이라면 핑크를 쓰는 편이 좋다. 무기력한 느낌이 지배적인 상태가 이어지다 보면 자기 연민에 빠지기도 쉽고 자존감도 떨어진다. 어떤 감정에 대한 비틀린 인식들은 그런 마음 상태에서 생겨난다. 상황을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기보다는 나의 입맛대로 왜곡하게 되지만 아마도 진실이라고 굳게 믿게 될 것이다. 나의 억울함이나 아픔 마음에 원인으로 삼아 자기 연민을 강화한다. 나름 스스로를 보호하고 변호하려는 시도이지만 공감을 얻을 수 없으니 억울함만 깊어진다. 괴로움 속에 신에게 자비를 구하지만 이미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자기 연민의 벽에 쌓여 귀가 막히면 신의 외침도 들을 수 없다.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나에게 집중하는 편이 좋다. 적어도 나의 망상이 모든 것에 배신 당했다고 속삭일 틈은 만들지 않을 테니까. 우울한 망상이 끼어들면 신의 소리조차 왜곡될 것이다. 타인의 의도를 왜곡하기는 쉬워도 자신의 의도를 속이기는 쉽지 않다. 믿음의 대상을 밖으로 두면 끝없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나에게 애정을 주어야 한다. 그게 충분해야 비로소 주변이 보이고 들릴 것이다. 있는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