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덥다. 피로가 중첩되는 기분이 들었다. 나름 공간을 정돈하려고 했지만 어쩐지 지저분하기만 했다. 계획한 일들을 또 그냥 보기만 했다. 조금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본다. 주변의 공기가 어쩐지 불안하게 흔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불안한 이야기는 귀에 쉽게 들어온다. 그 방향으로 감각이 필요 이상 발달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그 불안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지 그냥 다른 방향으로 관심을 돌려 잊어버리는 것이 좋을지 판단할 수 없었다. 불안은 대체로 내 것이 아니라 주변의 영향일 뿐인 경우가 많아서 조금 고민스러웠다. 어쩌면 그동안 지나치게 나의 일에만 관심을 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름 사회적 불안요인들이 있다. 그것들이 점점 더 가까이 조여드는 기분이 들었다. 부정적인 감각에 중점을 두고 싶지 않지만 도망가고 싶지도 않다.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필요 이상 불안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생각을 멈추어본다. 어쩐지 감정에 따라 시늉하는 놀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몸을 키우기 시작한 걱정에 대해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 보니 감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으로 두려웠던 일은 힘들지만 어딘지 즐거운 기분으로 맞이 할 수 있었다. 요즘은 문득문득 상황과 상관없이 즐겁다고 느낀다. 맥락 없고 당황스럽다고 생각했었지만 어쩌면 그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심각한 척할 수는 있지만 심각한 일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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